국내 대형 마트 업계 3위인 홈플러스가 구조조정과 점포 매각을 거듭하면서 결국 위기에 빠졌다.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지속적인 비용 절감과 자산 유동화 전략을 펼쳐왔지만, 최근에는 매출 하락과 직원 감축으로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홈플러스가 점점 쇠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왜 흔들리고 있나?
홈플러스는 2015년 영국 테스코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MBK파트너스에 약 7조 원에 인수됐다. 당시 MBK는 "장기적인 투자"를 약속했지만, 이후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진행된 것은 점포 매각이었다. 대형 할인마트의 수익성이 낮아지는 가운데, 홈플러스는 주요 점포를 매각한 뒤 다시 임차해 운영하는 '세일 앤 리스백(Sale & Leaseback)' 방식을 도입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20여 개 점포가 부동산 자산으로 매각됐고, 최근에는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아예 폐점하는 사례도 늘었다.
이러한 점포 매각은 단기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임대료 부담 증가와 점포 경쟁력 약화를 초래해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부터 홈플러스의 점포 폐점이 가속화되면서, 소비자 불편과 매출 하락이 겹쳐 매장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직원 감축과 내부 반발
홈플러스의 위기는 직원들에게도 직격탄이 됐다. 2015년 인수 당시 2만 명에 달했던 직원 수는 현재 1만 명 이하로 줄었으며, 2023년과 2024년에도 희망퇴직이 반복적으로 진행됐다.
노조는 "사모펀드가 기업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직원 복지와 근로 환경 개선에는 관심이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홈플러스의 주요 점포에서 근무 환경 악화와 인력 부족으로 인한 서비스 질 저하가 문제가 되고 있다.
대형 마트의 위기 vs 홈플러스만의 문제?
대형 마트 업계는 전체적으로 온라인 쇼핑의 성장과 창고형 할인점(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 및 편의점과의 경쟁 심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온라인 사업 확장과 신선식품 강화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과 달리, 홈플러스는 경쟁력을 강화하기보다 자산 매각과 비용 절감에 집중하면서 경쟁에서 점차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홈플러스의 온라인몰 역시 경쟁사 대비 존재감이 미미하다. 2023년 국내 온라인 식품 시장에서 이마트(쓱닷컴)와 쿠팡, 마켓컬리가 점유율을 확대하는 동안, 홈플러스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MBK, 홈플러스의 미래는?
홈플러스의 현 상황을 두고 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재매각하기 위한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023년부터 홈플러스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며, 인수 후보로 복수의 유통기업과 해외 투자자가 언급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미래는 MBK의 투자 전략에 달려 있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재매각할 것인지, 아니면 추가적인 점포 정리와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것인지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비자 신뢰가 무너지고 경쟁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홈플러스가 다시 성장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향후 전망과 소비자 우려
홈플러스는 최근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뚜렷한 전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속적인 점포 폐점과 인력 감축이 이어질 경우, 홈플러스의 브랜드 신뢰도는 더욱 하락할 수밖에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홈플러스가 지속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점포 매각에 의존하는 단기적인 전략에서 벗어나, 고객 중심의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홈플러스는 더 이상 국내 유통업계의 핵심 플레이어로 남기 어려울 수도 있다. 대형 마트 업계의 변화 속에서, 홈플러스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